국립 4.19 민주묘지 - 서울 역사 여행
오늘(4월 15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니 주말에 직장인이 이 시간에 어딜 가는 건 대단한 것이다.
4.19 국립묘지역까지 집에서 지하철로 1시간 20분 정도 걸리네.... 부지런히 가야겠다...(헛둘헛둘....)
이때... 하늘이 비가 오려는지 조금 흐려서 우산을 가지고 갈까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그냥 가기로 했다...
그래서 결국... 난 이 날밤... 몸살에 걸렸던 것이다.. ㅠㅠ
어쨌든.... 4.19 관련된 찾아놓은 자료들을 보면서 덜컹덜컹....
4.19 국립묘지역에 도착하자... 부슬부슬... 봄 비가 내리고 있었다..-_-;; 그냥 맞기로 했다...
그렇게 많은 비도 아니고 그냥.. 하늘도 이번주는 슬퍼하는구나... 갬성에 젖어보기로 했다...(실수다.. ㅠㅠ)
이 분... 금융실명제와 하나회 척결만 한 줄 알았는데 이런 뜻깊은 일도 하셨다... 잠시나마 미워했던 총량을 조금 줄여보기로했다.
오형태 작가님의 작품이라고 한다..
4.19 혁명의 이념이 지속되는 모습으로 기념탑과 연계하여 결실의 완성적 의미를 나타낸다....라고 쓰여 있는데....
음... 음.... 그렇다고 한다....
지금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무엇인가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중앙대학교 동문이지 싶다...... 뭐.. 착하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왜 중앙대학교인지는 아랫부분에....
우선 묘소를 찾기 전 '유영봉안소'부터 들리기로 했다. 이곳은 4.19 혁명으로 희생된 분들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곳이다...
처음 여기올때만 하더라도 마음이 좀 무거웠지만 지금은 최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고마운 마음으로 계단을 올라간다.
여기에 계신 분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꽃 길을 만들어주신 거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좀 아담하다... 하지만 조경에 꽤나 신경을 쓴 듯... 주변이랑 어우러짐이 좋다.
tmi....
원래 여기 오는 날(4월 15일).. 약간의 고민이 있었다.. 왜냐하면 내일이 세월호 9주기였기에 여길 올까.. 안산으로 갈까... 고민을 했다. 안산은 해마다 갔으니 올해는 이해해 주시겠지.. 나 혼자 그렇게 주문을 외우고 여기로 출발하였다.(이해해 주실거라 생각하며...)
근데 여기 유영봉안소에 오니, 갑자기 세월호에서 세상을 떠난 학생들과 선생님이 생각났다.
잠시 고개를 숙이고 묵념을 하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4.19 혁명 때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인지, 세월호와 함께 하늘나라로 간 학생들과 선생님에 대한 안타까움인지... 흐르는 눈물의 의미를 집에 와서 다시 생각해 봐도 잘 모르겠다.
그냥... 고맙고.. 미안하고... 안타까운 복잡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촛불 아래 있는 책자는 돌아가신 이들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 놓았다.
늦게라도 여길 알아서 다행이고.. 이렇게 찾아올 수 있어서 까칠한 분에게 감사드린다...
잠시 tmi....
당시 중앙대학교 약학과 3학년이던 김태년 님과 법학과 2학년이던 서현무 님.
김태년 님은 4.19 당시 부정선거에 반대하여 세종로의 치안국 무기고 앞에서 시위 상황을 녹음하다 경찰의 발포로 쓰러져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숨을 거두었다.
서현무 님은 내무부 앞에서 '의에 죽고 참에 살자'라고 현수막을 들고 학생들 선두에 서서 투쟁하다 경찰에 연행되어 모진 고문을 당하였다. 4.19 혁명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풀려나긴 했으나 고문으로 너무나 큰 부상을 당하고 제때 치료하지 받지 못하고 두 달여를 고생하다 숨을 거두었다.
양가 부모님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두 영혼을 달래주고 한을 풀어주기 위해 그해 11월 11일 영혼결혼식을 올려주었다. 원래는 사후 부부의 연을 맺어서 조금 떨어진 곳에 묻혔다고 한다.
이후 정부에서 이들의 사연을 듣고 1995년 김태년 님의 묘에 합장을 하고 비석도 이들의 사진과 이름을 함께 넣어 다시 세워주었다고 한다.. 김태년 님도 안타깝지만 서현무 님은... 일제강점기 시대도 아니고 고문 후유증으로 돌아가셨다니....
도대체 이분들이 무슨 잘못을 하였을까.... 대학교 2, 3학년이면 겨우 22, 23세인데....
내가 알고 있던 영혼결혼식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윤상원 님과 박기순 님의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알려진 두 분의 영혼결혼식이었는데, 여기도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
진영숙 학생... 광복 3달 전에 태어나셨구나...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또 눈물이 나네.....ㅠㅠ 하... 나란 인간 진짜... -_-;;
진영숙 학생님의 묘를 찾아서 묵념을 하고 싶어서 책자를 찾긴 했으나 그냥 저 멀리서 모두에게 잠시 묵념을 했다.
왠지.. 그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어째 비가 그치지 않고 점점 빗방울이 굵어진다... ㅠㅠ
하긴 이때.. 4.19 혁명 기념관에 너무 오래 있었다...ㅠㅠ
기념관에 들어갈 때 비가 좀 그칠 것 같았는데 나올 땐 빗방울이 더 굵어져 있었다... 기념관을 마지막으로 정했어야 했나...
처음 도착했을 때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니 벌써 시간이 4시간정도 흘렀다.. ㅠㅠ
글쓰기를 반복했던 이유는... 음... 좀... 가볍게 글을 쓰고 싶었다. 지금 최대한 가볍게 쓰고 있는중이다...
아마도 4.19 혁명 기념관 포스팅은 내일 upload가 될 것 같은데, 이 역시 조금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나름 노력아닌 노력을 하고 있어서다.. -_-;; 참고로 난 역사를 좋아하는 문과적 성향을 가졌지만 전공은 이과다...-_- v(이래서 문과를 못 간건가..아니다.. 밥벌어먹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과를 선택했다...ㅠㅠ)
여기... 렌즈에 빗방울이 묻어 절반의 사진을 날렸지만 나름 운치있고 괜찮은 동네이다.. 지하철역에서 4.19 국립묘지까지 가는길도 산책하며 걷기에 편안하게 되어있다. 결코 강북이 가난한 동네가 아니었다...ㅡㅡ;;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오지말고 가볍게 산책하듯 가족들과 오기를 바란다.
특히나 부모님들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여 이 분들의 희생으로 지금의 민주주의가 이루어졌음을 무겁지않게.. 그렇지만 너무 가볍지도 않은.. 아이들이 이 분들의 희생을 고귀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나 뭐래니.. ㅠㅠ.. 하.. 이놈의 필력...>.<)
근데 이 날.. 봄 비.. 정말..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고.. 딱.. 우산을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일 정도로만 비가 내렸다... ㅠㅠ
난 1/2 물에 적신 생쥐가 되었다... -_-;;
aND) 나에게 요즘 역사와 관련하여 이것저것 가이드를 해주시는 까칠한 분은 당연히 이곳도 다녀가셨다...(님.. 짱 ^^)
이 분은 맑은 날 가셨구나...(부럽다.... 아.. 내 렌즈에 빗방울 묻은 사진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