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가 부슬부슬 내릴땐 해물파전 앞으로 '이모네 왕 파전'.... but

반응형
반응형

이모네 왕 파전 - 해물파전

 

국립 4.19 민주묘지를 나오는데도 아직 봄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_-;;

우산을  살까 했지만 이미 젖어버린 몸... 편의점에서 급하게 수건하나를 장만했다...

 

나다 !!!!

이런 날...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커피와 담배가 생각난다... 하.. 몇 개월 동안 잘 참고 있었는데... >.<

지금 편의점 앞 벤치에 앉아서 커피 한 잔과 담배 한 개비를 피우고있는데 동네 어르신들인모양이다... 서너분이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가신다.. 도대체 난 뭘로 본 것일까... 난 그냥 비에 젖어서 담배 한 대 피고 있을 뿐인데....ㅠㅠ

강북까지 왔는데 봄 비까지 내리네.... 하.. 이건 파전을 먹으라는 하늘의 계시다.. ㅋㅋㅋ

오랜만에 회기역으로 가즈아!!!!!

 

 

회기역 도착

 

파전골목

 

회기역에서 내리면 바로 옆에 회기역 '파전골목'이 있다.

예전에는 이렇게 파전골목이라고 이름 붙여있지 않았다. 1970년대 먹고살기 힘들었을 때, 한 판잣집에서 파전을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나 둘 파전집들이 생겨났고,  여기가 경희대와 한국외대 근처여서 대학생들이 즐겨 찾으면서 서울의 명소가 되었다..

경희대 맛집과 한국외대 맛집을 가자고 말하면 아마 절반이상은 여기를 말하지 않을까...

그리고 1970년대 이 동네는 가난한 동네였다고 한다... 가난한 서민들이 퇴근 후 한잔하기에는 딱 좋은 곳이고 안주거리일 것이다.

내가 이문동에서 스물네 살인가.. 까지 살았는데, 그때 종종 가던 곳이다. 이 당시만 하더라도 경상도식 배추전만 먹었을 뿐이었는데 거의 처음으로 다른 종류의 전을 먹은 기억이었다.ㅎㅎㅎㅎㅎ

거의 20년 전이니 그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이렇게 파전골목이라고 되어있지 않고, 그냥 대학교 근처 파전 술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던 때이다.

 

한산한 토요일 오후 1시의 파전골목

 

비가 와서 그런가.. 아니면 내가 와서 그런가.. 아무리 토요일 오후 1시라지만 너~~~~~무 썰렁하다... ㅜㅜ

생각보다 파전집도 그렇게 많지 않다.. 찾아보니 5~6개??? 예전에 내가 다니던 집을 찾아봤지만.... 일단 건물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ㅠㅠ 거기 주인 할머니도 이제 고인이 되셨을 거다... 그때 일흔인가 넘으셨으니..(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이모네 왕 파전

 

어절 수 없이 폭풍검색을 시전 하였고, 그나마 여기.. '이모네 왕 파전'이 그런대로 포스팅이 많았다...

꽤 오래되기도 한 가게이다.

 

바글바글

 

원래 여기 이렇게 손님이 많은 곳인가...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날을 잘못 잡았나....ㅠㅠ

 

여긴 대학근처 술집이다... 이런 느낌아닌 느낌.. ㅜㅜ

 

잠시 가게 안을 두리번거리며 빈자리가 정리되길 기다렸다....

계속 기다렸다... -_-;; 난 주인아주머니든, 일하시는 할머니든 누군가는 말을 걸며 최소한 '어서 오세요'는 할 줄 알았다.

한 10분을 말없이 기다렸다..ㅠㅠ(나 말했듯이 MBTI 'I' 다.. )

결국 내가 졌다... 내가 먼저 '자리 없나요???' (아.. 굴욕적이다.. ㅠㅠ)

그러자 아주머니 한 분이 오시더니.. '몇 명이세요???'... '혼잔데요'.... '.............. 여기 앉으세요..'

그냥 갈까... >.<     뭐.. 불친절한 건 참을 수 있다.. 

 

메뉴판

 

따로 메뉴판이 없는 건지.. 안 주신다.... 그냥 위에 저거 보고 시켰다... 

'E set 주세요...'         말도 없이 가신다...ㅠㅠ   진짜 그냥 갈까.... >.<

 

깍두기와 건빵

 

 

세트메뉴 중에 옥수수전이 있는데 조~~~기 부르스타에서 계속 옥수수 전을 만든다.

 

낭만을 즐기시는

 

앞에 선글라스 낀 여성분... 혼자서 음식을 시켜놓고 유유자적 막걸리를  천천히 음미하고 계신다..... 오호... 괜찮은 분위기..

내가 아는 까칠한 분도 혼술 할 때 요런 분위기인가...

 

반응형

 

세트메뉴 떡볶이

 

그냥 누구나 아는 떡볶이 맛이다!!!!

 

세트메뉴 옥수수전

 

싫어할 수 없는 치즈맛이다..ㅋㅋㅋㅋ  역시 짱...

 

세트메뉴 도토리묵

 

이 도토리묵... 맛 평가는 이따가.. >.<

 

메인 해물파전

 

요즘은 아예 파전의 중앙을 얇게해서 바삭하게 요리한다...

 

오늘도 여기서 잠깐의 tmi....

 

해물파전의 유래는 부산에서 시작되었다. 조선중기인가... 어쨌든... 그때는 부산이 아닌 동래라고 불리었다.

동래에 대규모 파밭이 있었는데, 백성들이 파 재배를 마치고 버려지는 남은 파를 어떻게 해 먹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음식이 바로 해물파전이다.. 해물파전이란 이름은 위에 언급한 대로 1970년대 서울에서 파전을 만들어 팔면서 밀가루 베이스에서 파를 얹고 그 위에 값싼 해물 몇 가지를 올려서 파는 게 해물파전으로 불리게 된 것이고 부산에서는 아직도  '동래파전'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해물파전과 동래파전의 차이점...

우리가 알고 있는 해물파전은 위의 사진처럼 한국식 피자라고 불리며 최대한 바삭하게 튀겨내듯이 파전을 만든다.

혹시 해물파전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동래파전은 이런 식의 파전이 아닌 것을 알고 있나요?

들어가는 재료는 거의 동일하지만 동래파전은 바삭하게 튀기는 것이 아니라 프라이팬의 불을 약하게 하고 뚜껑을 덮은 다음 찌듯이 요리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파전이 아닌 파찜이다...

그래서 서울의 해물파전을 먼저 먹어본 사람이 동래파전을 먹으면 처음엔 무조건 당황한다..ㅋㅋㅋ

우리는 보통 대부분의 전 음식을 튀기듯 바삭하게 요리해서 먹지만 동래파전은 찜기에 찌듯이 요리하기 때문에 식감은 상당히 부드럽다. 그래서 부산의 동래파전 잘하는 곳을 가면 어르신 손님들이 엄~~~~ 청 많다... 부드러운 파전 한입에 막걸리 한 잔.. 캬!!!!!

난 뭐.. 혐오음식 빼고 입으로 들어가는 건 다 잘 먹는 편이기 때문에..... 물론, 동래파전도 맛있게 먹었다. 삭힌 홍어도 먹는데 이 정도쯤이야.. ㅋㅋㅋㅋㅋ 생각해 보면 오히려 내 입맛엔 동래파전이 더 맛있었다...

 

E set 한상차림

 

떡볶이 한 젓가락

 

정말... 평범한 떡볶이다.. 딱.. 예상가능한.. ㅋㅋㅋㅋ

 

옥수수전을 한 입

 

거의 호불호 없는 맛있는 메뉴이지 않을까... 보통은 애주가들은 이 안주로 소주 한 병을 먹는다고 하지만 난 술을 마실 때도 이건  그냥 먹었다... ㅡㅡ;;

 

문제의 도토리묵

 

드디어.... 문제의 도토리묵이다...

이건 뭐... 식초 무침도 아니고...ㅠㅠ

다른 먹깨비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도토리묵을 약간 쌉싸름한 맛을 즐긴다.. 물론 굳~~~이 찾아서 먹진 않지만 '장수촌'이나 도토리묵이 메뉴에 있는 식당에 가면 한 번씩 시켜서 먹곤 한다.

근데 여기 도토리묵... 여태 내가 먹은 도토리묵가운데 최악이다....-_-;;

아~~~~~~~~~~무런 맛도 없다.... 물을 많이 탄 건가...ㅠㅠ

 

도토리묵만 호로록

 

혹시나 몰라 도토리묵만 양념을 좀 걷어내고 먹어보았다.....

역시나.. 아무런 맛이 없다... 요놈은.. 틀림없이 국내산이 아닐 것이다.. >.<

내 고향은 시골 깡촌이어서 어렸을 때 직접 도토리를 주워서 묵을 해 먹었다...-_- v

나의 고향 다람쥐들의 최애 메뉴인 도토리가 이따위 맛이었다면 다람쥐들 다~~~~ 강제 다이어트했을 것이다.....ㅠㅠ

어디 출신인지 표지판을 찾아보았지만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찾아보지 못했다.. 분명.. 국내산은 아닐 것이다... >.<

 

해물파전 냠냠

 

해물파전 역시 딱.. 예상가능한 맛이다..ㅎㅎㅎ 맛이 없다는 게 아니다.. 여긴 해물파전 맛집이라기보다는 해물파전 거리다.

물론 엄청 맛있는 해물파전이 있을 수도 있지만, 파전에 전복이나 돌 돔.. 이런 해산물이 올라가지 않는 이상 파전이 그렇게 맛있을 수는 없다. 물론 예전과 차이는 있다.. 우선 플레이팅 접시가 달라졌다.. ㅡㅡ;;

그리고 가격도... 예전에는 이런 세트메뉴가 아니라 그냥 단품 메뉴였다.. 내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그때 파전 하나에 7,000원인가 했던 기억이 난다.. 5,000원이었나... 뭐... 거의 20년 전이다.... ㅠㅠ

 

음식을 남기면 안되지만

 

정말.... 오랜만에 음식을 남겨본다.. ㅠㅠ(이런 음식물 쓰레기 같은....)

음식에 독이 들어있지 않은 이상 웬만하면 다 내 배속으로 욱여넣지만 도토리묵은... 정말 배신이다...

국립 4.19 민주묘지를 다녀오면서 마음도 차분해지고.......

봄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그렇게 기분은 살짝 좋은 감정으로 가라앉고....

파전 먹기 딱 좋은 날이었는데...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