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사 여행 '종묘' 첫번째 이야기
- 역사와 정치/곰돌이의 역사관(글씨기 연습용)
- 2023. 10. 19.
종묘는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 그리고 세상을 떠난 후 왕으로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위를 봉안한 왕실의 사당건축물을 '종묘'라고 한다. 그럼 현재 대한민국에서 종묘의 역할을 하는 곳은 어디일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종묘'에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며 첫 번째 포스팅 start!!!!
1. 조선의 적통성을 세우다
방문일 - 2023년 9월 27일 곰돌이의 역사 여행
위치 - 서울 종로구 훈정동 1-2
현재 서울은 조선 시대의 수도인 한양을 그대로 이은 도시이기때문에 조선시대의 옛 건물과 유적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 종로에 있는 '종묘'는 조선의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것으로 역대 왕과 왕비에 대한 종묘제례를 지내는 곳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시대 국왕은 '태,정,태,세,문,단,세.....'를 다 합해서 고종까지 총 26명이다. 고종은 조선의 마지막 임금이자 대한제국의 초대황제이고 그의 아들인 순종은 우선 제외하였다. 그럼 종묘에 모신 임금의 수는 26명이거나 혹은 순종까지 합치면 27명이 정상이다.
하지만 실제 종묘에 모신 왕은 이보다 더 많다. 제일 앞에서 언급했듯이 종묘에는 실제 왕과 왕비 외에도 죽은 후에 왕으로 추존된 사람도 모시고 있기 때문이다. 죽은 사람을 왕으로 추대한다? 간단하다.. 조선은 장자가 왕위를 이어받지만 간혹.. 혹은 아주 자주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조선 초기 성군으로 추대받는 성종은 할아버지가 세조이긴 하나 서열상으로 왕위 승계순위에서 한참을 벗어나있었다. 세조 이후 예종이 즉위하게 되는데 예종은 세조의 둘째 아들이었다. 이유는 첫째 아들인 의경세자가 일찍 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종도 2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죽게 되는데 이때 의경세자의 둘째 아들인 자을 산군이 왕위를 물려받게 된다. 의경세자의 첫째 아들인 월산대군도 있었지만 당시 정치적 권력싸움(?)으로 월산대군은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자을 산군이 왕위에 오르게 되고 이가 곧 성종이다.
성종은 왕위에 즉위한 후 고민아닌 고민에 빠지게 된다. 왜냐하면 본인은 왕위 승계서열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왕이 된다는 생각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자 승계가 아니고 아버지인 의경세자가 왕이 아니었기 때문에 본인은 왕이지만 자신의 아버지는 왕이 아니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러한 적통성과 정통성 때문에 종묘에는 이런 성종의 아버지 의경세자 같은 왕족을 왕으로 추대하게 된 것이다. 다른 왕족은??? 패스!!!!!
원래 구석시 시대 이후 인류는 평등한 존재였다. 그 당시에는 그냥 함께 모여서 산다라는 의미였지 거기에 계급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청동기 시대 이후 각 개인별로 재산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계급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재산이 많은 사람이 당연히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이 당시는 제사와 정치가 일치된 제정일치의 사회였기 때문에 이 당시의 우두머리는 엄청난 권력을 가지게 된다.
재산과 권력을 쥐게 된 각 지역별 우두머리(?)들은 자신이 가진 재산과 권력을 다른 사람이 아닌 직계 가족에게 물려주길 바랬다. 특히나 여성이 아닌 남성에게..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 여성은 육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권력의 중심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후계자로 아들을 원하게 되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일부다처제가 형성되게 된 것이다. 지금의 권력자는 현재 자신의 권력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점점 더 재산을 증축시키고 자신의 호위할 수 있는 친위세력을 키워나가게 된다. 이 권력자의 후손은 자신이 정당한 후계자임을 내세우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자신의 적통성을 세우는 일이다.
이러한 고대 족장들의 풍습이 국가가 건설되면서 자연스레 왕족들에게 이어진 것이다. 조선시대 종묘역시 마찬가지다. 종묘에 모신 인물 중 실제 조선의 왕이 아닌 사람이 6명인가 모셔져 있는데 이는 태조 이성계의 6대손까지의 선조들이다. 우리가 그나마 이성계의 아버지인 이자춘 까지는 역사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면 알 수 있을 테지만 그 이상은 무리다.. 내 조상 6대 손도 모르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의 조상까지 알 필요야... -_-;;
이 날.. 종묘를 거늘며 나름 색다른 경험을 했다. 안내판 앞에서 잠시 멍 때리고 있는데(^^) 외국인(미국인으로 추정) 2명이 와서 갑자기 말을 걸었다.(뜨헉... -_-;;) 온전히는 못 알아듣고 대충 지레짐작으로 조선시대 왕들에 대해서 묻는 것 같았다... 이때부터 구글과의 싸움이 시작되었다...-_-;; 먼저 상대방에게 내 핸드폰 구글 번역기를 띄워서 주고, 상대방이 거기에 적으면 바로 한글로 번역.. 크... 세상 좋아졌구나.. ㅋㅋㅋ 예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긴 하지만 보면 볼수록 아주 그냥... 구글을 통한 대략적인 대화내용은 세종대왕과 한글.... 그리고 건물이 몇백 년 지난 건물치고는 상당히 깨끗해 보이는 이유??? 에 대해서다.. -_-;; 뭐.. 아는 범위 내에서 성심성의껏 구글을 통해 답변을 해주고 나니 시간이 훌쩍 1시간이나 지나가버렸다...ㅎㅎ
어쨌든 대화내용(?)이 만족스러웠는 마지막에 'thank you, very much.. see you again!!!!' 뭐.. 이건 구글 번역기 안돌려도 스스로 번역이 가능한 문장이므로... ㅎㅎㅎ
나 역시나 꽤나 유의미하고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외국인 입장에서 우리나라를.... 아닌 조선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그런 관심을 갖는 외국인이 새삼 고마웠다... 한편으론 하.. 영어 좀 공부해 놓을걸... 하는 안타까운 생각도...-_- 내가 영어를 할 수 있었으면 좀 더 그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설명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
한동안 종묘를 돌아다니다 '재궁'이라는곳에 도착했는데 어느 외국인 두 명이 마루에 앉아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이 둘은 다른 나라의 유적지를 찾아와서 저렇게 잠시 쉬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처럼 이러한 전통 아닌 적통의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까... 두 번째 포스팅은 다음으로!!!!
(위 포스팅은 개인적인 사견이 들어가 있습니다)